아발론 연대기

느낌/hajini | 2006/03/24 17:25 | hajini
마법사 혹은 드루이드 멀린의 예언에 따라 2개월의 여행끝에 드디어 거대한 연대기를 끝마쳤다. 아더왕 전설에 대해서는 중세 기사들의 모험이려니 생각하고 어렸을 때 본 만화의 주제가밖에 모르는 내가 읽기에는, 유럽 전역의 아더왕 전설을 통합했다고 하니 괜찮겠다 싶어서 골랐는데 처음엔 이거 잘못 골랐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

원탁의 기사들의 최종 목표는 인디아나 시리즈에서 나오는 바로 성배 탐색이다. 그 모험의 주인공은 아더왕이 아닌 멀린, 란슬롯이다. 아더왕은 단지 원탁을 구성하는 구심점의 역할을 할 뿐이다.(내가 기대했던 중세 기사 모험이야기와는 전혀 맞지 않았다.^^) 그들은 멀린이 사라지기 전에 예언했던 성배를 찾기 위해 모험을 한다. 결국 중세 수도사들이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 란슬롯의 아들 갈라하드가 성공하고, 또 다른 예언에 따라 아더는 근친상간에 의한 아들 모드레드와 전쟁하고 왕국은 사라진다. 그리고 아더는 누이 모르간이 지배하는 아발론으로 들어가고 사람들은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각 권마다 한명의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기 때문에 이런 편집이 특별히 연대기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곳곳에 있는 주석들은 어떻게 켈트 신화가 중세를 거치며 기독교 사상이 덧칠해져 있는지를 꽤 자세하게 얘기해주고 있다. 신화 혹은 전설을 곧이 곧대로 믿는 나이는 지났지만 배경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원저자의 주석보다도 역자의 주석이 훨씬 많고 원저자보다 역자의 것이 읽는 데 도움이 더 많이 된다. 역자 선택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주인공들이 좀 이상한데 가거나 이상한 사람 만난다 싶으면 거의 대부분 저승으로 들어섰다거나 저승에서 온 사람이다라고 하는 것이 때로는 식상하기도 하다. 그래도 전문가이니 그 말이 틀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옛날 사람들에게는 죽음이란 것이 지금과는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었을 테니까.

멀린, 아더, 란슬롯, 모르간, 가웨인, 퍼시발... 기다려라! 언젠가 다시 한번 더 찾아가마. 당신들의 모험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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