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는 모르겠지만 옛날 떠도는 말로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10년, 미국보다 20년 뒤져있다'는 얘기가 있었다. 정확히 따져보면 신빙성이 없는 말이지만, 사회적인 시스템으로 봤을 때는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지금 과거로 회귀하고 있으니 저 말을 들었던 그 때보다, 향후 더 맞을 수도 있겠다.
공학 전반에 대해서 내가 평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거니와 내 전공 분야마저도 세부적으로 따지고 들면 잘 알지도 못하는데, 저런 두리뭉실한 말로 우리의 위치를 폄하하는 것도 우습기는 하다. 하지만 20년 전에 출판된 이 책이 말하고 있는 모습을 지금 내가 고민하는 것을 보면 공학도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어야 하는 것인지, 이 동네가 20년 동안 발전이 없었는지, 정말 우리가 미국보다 20년 뒤져있는지 아리송하다. 개인적인 문제라고 치부하면 마음이 편하긴 하다.
첫부분은 작가의 개인적인 이력이나 공학의 역사 등을 풀어써놨는데, 솔직히 이부분으로 공학도가 인문학을 알아야 한다는 논거가 되기에는 너무나 불충분하다. 그냥 이 부분은 '공학은 이렇게 해서 생겨났고, 나는 이렇게 살아와서 이렇게 되었다' 정도로 끝냈으면 덜 지겨웠을 것 같다.
하지만 실제 본론에서는 엔지니어들의 이합집산, 정치력 부재, 연구 윤리, 도덕성 등 생각해볼만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생각의 정립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책 제목만 보면 '공학도여, 인문학도 신경써라'라고 생각할 것 같다.
Civilized를 '교양있는' 이라고 하기보다는 '깨어난' 과 같은 단어가 내용과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